요즘엔 여행의 목적이 여행자의 성향에 따라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쇼핑을, 또 다른 사람은 휴식이나 미식을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공항과 호텔에서의 쇼핑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현장 구매를 넘어서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개인화된 소비경험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변화가 어디서부터 발생한 건지 알아보고자합니다.
면세점은 지금 변신 중이다
예전의 공항 쇼핑을 떠올려 보면, 대부분은 면세점에서 빠르게 물건을 고르고 줄을 서서 계산하던 풍경일 것입니다. 하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 이런 풍경은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특히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롯데, 신라, 신세계 등 주요 면세점이 하나의 통합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을 도입하면서,
이제 출국 직전 30분 전까지도 앱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게이트 앞에서 수령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앱이 생겼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면세점이 단순한 매장 판매에서 개인화된 유통 구조로 이동했다는 신호입니다.
개인화는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추천 상품: 이용자의 성별, 구매 이력, 선호 카테고리에 기반해 자동 추천
여행 시간 기반 안내: 출국 시간에 맞춘 상품 배송 및 할인 쿠폰 제공
이동 경로 기반 정보 제공: 탑승 게이트와 가까운 수령 장소 자동 제안
이처럼 쇼핑 경험이 점점 '개인 맞춤형 경로'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공항 쇼핑은 더 이상 ‘남는 시간에 들르는 곳’이 아니라, 주요 소비 동선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습니다.
호텔에서의 소비, 더 이상 부가 서비스가 아니다
한편, 호텔도 비슷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과거 호텔의 쇼핑은 미니바나 기념품숍 수준에 머물렀다면, 지금은 호텔이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서울, 도쿄, 방콕 등 도시형 호텔 브랜드에서 확산되는 ‘호텔 리테일’입니다.
호텔 로비에 브랜드 팝업스토어가 열리고, 룸 서비스 메뉴에는 지역 디자이너 브랜드와 협업한 상품들이 함께 제공되기도 합니다.
무엇이 달라졌을까요?
- QR 기반 디지털 쇼핑: 객실 내 QR코드를 통해 개인화된 상품 소개, 결제, 배송까지 일원화
- 호텔 브랜드 굿즈: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된 굿즈, 향, 텍스타일, 간편식 판매
- 투숙객 행동 기반 제안: 체크인 시간, 방문 국가, 숙박 기간 등을 반영한 맞춤 쇼핑 제안
결국 호텔은 단순한 ‘숙소’가 아니라, 머무는 공간에서 소비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상점으로 진화 중입니다.
이는 ‘호텔에서 쇼핑이 된다’는 수준을 넘어, 쇼핑이 호텔 서비스를 재정의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공항·호텔 쇼핑 개인화가 의미하는 것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단순히 ‘편리해졌다’는 소비자 관점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이 흐름은 여행이라는 시간과 장소 안에서 이뤄지는 소비가 ‘정밀하게 설계되는 시대’가 왔다는 신호입니다.
소비 시간의 재정의
기존에는 쇼핑이 여유 시간에 우발적으로 일어났다면, 이제는 여행 일정의 일부로 ‘미리 계획된 소비’가 가능해졌습니다.
소비는 더 이상 ‘현장에서의 즉흥적 선택’이 아니라, 출발 전부터 여정에 맞춰 최적화된 행동이 되는 것입니다.
물리적 공간의 경계 허물기
‘공항은 비행기 타는 곳’, ‘호텔은 잠자는 곳’이라는 기존 인식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공항은 도심형 복합 쇼핑몰, 호텔은 개인화된 고급 리테일 플랫폼이 되어가고 있는 셈입니다.
이는 단순한 업종 간 융합을 넘어서, 공간의 역할 자체를 확장시키는 흐름입니다.
디지털 기반 맞춤형 전략
면세점 통합 앱이나 호텔의 QR 쇼핑 서비스 모두 데이터 기반 개인화 알고리즘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온라인 판매’가 아니라, 온·오프라인의 경계 없이 고객 동선을 이해하고 설계하는 능력을 요구합니다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흐름은 더 강력합니다.
“쇼핑은 앱으로 계획하고, 공항에선 수령만”
“호텔에서 머무는 동안 직접 고른 향수를 룸서비스로 받아본다”
이처럼 사용자가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소비 경험이야말로 지금 변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
쇼핑은 이제 ‘여행 중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공항과 호텔은 이미 쇼핑 공간으로서 자신을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개인화’가 있습니다.
이제 소비는 더 이상 계획되지 않은 변수나 여분의 시간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소비 자체가 여행을 구성하는 방식,
그 중심이 누구에게나 똑같은 경험이 아닌 ‘나에게 맞춘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것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트렌드입니다.